임종석 개인전 Jongseok Lim Solo-Exhibition

소년 消年 So-nyeon


2021.10.07.(목) ~ 2021.10.13.(수)
예올북촌가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50-1
yeol.org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금속선을 수십수백 번 중첩시켜서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세선세공 기법은 나의 작업의 주를 이룬다. 공정 과정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잘 쓰이진 않지만, 만들어진 결과물은 그 수고스러움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독특한 질감과 패턴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기법이다.
지난 몇 년간 곤충 형태의 장신구를 만들어왔다. 최근 1년의 시간은 조금 더 과감한 곤충의 형태 표현이나 색감, 질감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경험하는 날들이었다. 금속 위에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옻칠이나 금박, 페인팅을 한 뒤 그것들을 다시 완전히 태우거나 일부를 태워서 나타나는 변수들을 반복 과정을 거쳐 완성하였다. 본연의 색감들은 사라지고 태워져 남은 잿빛 가루들은 나를 매료시키기 충분하였다. 의외의 변수들은 때때로 의도되고 계산된 방식보다 풍부한 효과들을 가져다주었고, 금속으로 만들어진 견고한 곤충 형태에 어떠한 자유로움을 첨가해 끝맺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세 번째 전시 ‘소년’은 나의 계획된 작업 과정들 속에서 우연성에 의존해 보거나 할 수밖에 없는 지점들에 집중하였고, 곤충과 곤충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난 유기적인 형태들의 작업을 병행하였다. 두 작업 모두 계획되지 않은, 날 것의 자연스러움과 효과들을 극대화하였다.

얇은 은선을 겹겹이 쌓다 보면 어느새 발목까지 잠긴 밀물처럼, 혹은 하염없이 반짝이는 은빛 바다처럼 저마다의 빛을 낸다. 만들어진 형태와 그 안의 질감은 다시 망치 성형을 통해 변형되기 시작하고, 이윽고 금속의 두께는 얇아지지만 그 면적만큼은 힘의 방향으로 커져만 간다. 마치 어디론가 쓸려가 사라지는 썰물처럼. 비규칙적인 망치 자국들은 그 자리를 메꾸며 서로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명확해지기를 반복한다. 그 흔적들은 마치 물먹은 모래벌판의 물 자국처럼 공허하게 사라지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오고 가는 밀물과 썰물처럼 반복된다.
선들의 축적과 성형을 통해 만들어가는 과정은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밀물과 썰물 현상을 자연스럽게 연상시켰고 결국 연관 짓게 되었다. 새롭게 도전해 본 이번 시리즈는 나의 새로운 조형언어로서 곤충과는 또 다른 이미지로 스며들기 기대한다.
임종석


가려진 숲 Fairy Taleᅠ 순은, 정은, 백동, 진주, 옻칠 fine silver, sterling silver, nickel silver, pearl, ottchilᅠ 14X15.5X3.5cmᅠ 2021
파랑 Blue Jealousyᅠ 순은, 정은, 백동, 옻칠, 포셀린 페인팅 fine silver, sterling silver, nickel silver, ottchil, porcelain paintingᅠ 14X18X4cmᅠ 2021
심해 A Drop In An Oceanᅠ 순은, 정은 fine silver, sterling silverᅠ 7X8X2cmᅠ 2021
해무 A Fog On The Seaᅠ 순은, 정은, 옻칠 fine silver, sterling silver, ottchilᅠ 12X9X1cm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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